상대성이론

 
     4-9. 만유인력법칙과 일반상대성이론의 차이점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 나오기 전까지, 모든 사람들은 '질량이 있는 물체는 서로 끌어당긴다'는 뉴턴의 만유인력법칙을 믿었단다.(지금도 거의 마찬가지지.) 만유인력법칙에 따르면, 빛은 질량이 없기 때문에 아무리 무거운 물체 옆을 지나가더라도 똑바로 직진을 해야 하겠지. 하지만 아인슈타인은 질량이 있는 주변은 공간이 휘어져 있기 때문에 빛도 휘어져 간다'고 이야기했고, 사실로 증명이 되었지.

그러면, 빛의 경우만 제외하면 뉴턴의 만유인력법칙으로 중력이 있는 공간의 운동을 모두 설명할 수 있을까? 답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단다. 중력이 아주 큰 곳에서는 뉴턴의 만유인력법칙이 맞지 않단다. 예를 들면, 블랙홀의 주변이 바로 그런 경우란다. 그럼 왜 중력이 큰 공간에서는 만유인력법칙이 성립하지 않는지 살펴보자.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아인슈타인은, 휘어진 공간을 에너지를 가진 공간으로 보았단다. 예를 들어, 네가 활을 쏘기 위해 활을 휘게 하면 활은 에너지를 갖게 되지.(화살을 쏘는 힘은 바로 이 에너지에서 나오게 되지.) 마찬가지로 공간을 휘게 하면 공간은 에너지를 갖게 되지. 간단히 이야기하면, 전자기장이 에너지듯이, 중력장도 에너지란다.(전자기장은 네가 가지고 있는 휴대폰 안테나 속의 전자를 진동시켜서 전류를 일어키고, 그 전류가 소리로 변환된단다. 전자기장이 에너지가 아니라면 전자를 진동시킬 수 없겠지.)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E = mc²)에 따르면 에너지는 질량으로 변환될 수 있겠지. 그러면 이 질량은 공간을 더욱 휘게 하지. 쉽게 말하면 중력장(휘어진 공간)이 에너지이고, 이 에너지를 질량으로 환산하면, 이 질량이 다른 중력장을 만든다는 것이지. 요약하면 중력장이 중력장을 만든다는 이야기가 되지. 예를 들면, 물체 주변에 100이란 중력장이 있다면 이 중력장은 다시 다른 중력장을 만든다는 것이지.


[그림] 중력장이 또 다른 중력장을 만드는 과정

만약 중력장이 또 다른 중력장을 만든다면, 뉴턴의 만유인력 공식은 맞지 않게 되겠지. 아마 이쯤에서는 너는 이런 질문을 하겠지.

"중력장이 에너지이고, 에너지는 질량이기 때문에, 이 질량으로 부터 다시 중력장이 생긴다고... 그렇다면, 그런 사실이 실제로 증명이 되었나요?"

답변부터 미리 이야기하자면, "그렇다."이란다. 실제로 증명된 이야기가 조금 길지만, 끈기를 가지고 들어 보렴.

중력장이 중력장을 만든다는 아인슈타인의 생각을 증명한 것이 수성의 근일점 이동 현상이란다.

태양 주위를 도는 모든 행성은 완전한 원을 그리지는 않고, 원이 약간 찌그러진 형태의 타원을 그리며 도는데, 한 바퀴를 도는 중 '태양(日)과 가장 가까운(近) 지점(點)'을 근일점(近日點)이라고 부른단다.

그런데 이 근일점은 항상 제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이동한단다. 왜냐하면 행성은 태양뿐만 아니라 주변의 다른 행성으로 부터도 아주 작은 중력을 받기 때문에, 이런 영향으로 공전 궤도가 조금씩 틀어진단다. 그리고 이와 같은 현상을 섭동(攝動: '당겨서(攝) 움직인다(動)'는 뜻)이라고 부르지.


[그림] 수성의 근일점 이동 현상. 그림에는 움직임이 과장되어 있는데, 근일점은 100년에 0.16도 이동한단다.

섭동 현상의 대표적인 사례가 해왕성의 발견이란다. 독일 출생의 영국의 천문학자인 허셜(Herschel, 1738~1822년)이 태양계 바깥에 있는 별까지의 거리를 측정하려고 별을 관찰하던 증, 1781년에 우연히 천왕성을 발견하였단다. 그때까지만 해도 태양계에서는 5개의 행성(오행)만이 있다고 믿었지. 이후 계속 관찰한 결과, 천왕성이 뉴턴의 공식으로 계산된 궤도를 약간 벗어나 운동하는 것을 발견하였단다.


[그림] 1789년 허셜이 만든 지름 1.2m의 망원경.

1846년, 프랑스의 천문학자 르베리에(Le Verrier, 1811~1877)는 천왕성 궤도 바깥에 또 다른 행성이 있어서 이 행성이 천왕성의 궤도 운동에 영향을 준 것으로 생각하고 그 행성의 위치를 계산하였단다.

르베리에는 이런 내용을 담은 편지를 베를린 천문대에 있는 독일의 천문학자 요한 갈레(Johann Galle, 1812~1910년)에게 보냈는데, 그날 밤 르베리에가 예측한 위치에서 1°도 벗어나지 않은 곳에서 해왕성을 발견했단다. 해왕성의 발견은 뉴턴 물리학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손꼽힌단다.


[사진] 1846년 독일의 천문학자 요한 갈레가 관측한 해왕성. 해왕성(海王星)의 영어 이름 넵튠(Neptune)은 로마 신화에 나오는 바다의 신이란다.

수성도 섭동 현상으로 근일점이 100년에 574초(= 574/3600도 = 0.16도) 정도 이동을 한단다. 뉴턴의 공식으로 계산해보면, 574초 중 531초는 주변의 다른 행성의 중력 효과로 설명이 가능하지만 남은 43초에 대해서는 설명할 수 없었단다.

섭동 현상으로 해왕성의 존재를 예측한 르베리에는, 이 43초도 우리가 발견하지 못한 소규모 행성으로 인한 섭동 현상일 거라 생각하였단다. 그리고 그 미지의 행성을 불칸(Vulcan)이라 이름 지었단다. 불칸이란 이름은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불과 대장장이의 신 불카누스(Vulcanus)에서 온 것으로, 이 행성이 태양에 아주 가까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붙인 이름이란다.(화산을 뜻하는 영어 volcano도 여기에서 유래했단다.) 하지만 누구도 불칸을 발견하지 못했단다. 심지어 어떤 학자는 불칸이 태양의 뒤 편에 있는데, 공전주기가 지구와 똑같아서 영원히 볼 수 없다고 주장했지.

1907년 아인슈타인은 수성의 근일점 이동 현상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아주 흥분했다고 한다. 12월 24일 그는 친구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편지를 썼단다.

"요즘 나는 중력법칙과 관련된 상대성이론에 대해서 고심하느라고 바쁘게 지내고 있네... 나는 지금까지 설명되지 않았던 수성의 근일점 이동 문제에 대해 분명히 하고 싶네."

아인슈타인이 일반상대성이론을 완성하면서, 뉴턴의 물리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었던 43초의 미스터리를 완벽하게 풀어 내었단다. 아인슈타인은 태양의 중력장을 질량으로 보고, 이 질량이 만들어낸 중력장이 수성의 근일점을 좀 더 이동시킨다고 생각한 것이지. 물론 아인슈타인은 자신이 만든 공식으로 이 값을 정확하게 계산해내었지.

그럼 왜 하필이면 여러 개의 행성 중에서 수성에게만 이런 문제가 있었을까? 태양계에서 중력이 가장 큰 곳이 태양의 주변이고,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행성이 수성이기 때문이지.

수성 근일점 이동 현상에서 보았듯이, 중력이 크면 클수록(즉 공간이 크게 휘어질수록) 만유인력법칙의 오차는 커진단다. 중력이 큰 블랙홀의 경우, 블랙홀의 중력장이 다른 중력장을 만들고, 이렇게 만들어진 중력장은 또 다른 중력장을 만들어내지. 그리고 이런 것이 계속 반복되면서 원래의 중력장보다는 훨씬 큰 중력장이 생기지. 따라서 블랙홀 주변에서는 만유인력법칙을 적용할 수가 없단다.

자 이제 만유인력법칙과 일반상대성이론의 차이점을 정리해보자.

만유인력법칙은 질량이 있는 물체 간의 운동을 설명할 수 있는 반면, 일반상대성이론은 질량이 있는 물체뿐만 아니라 질량이 없는 빛의 운동도 설명이 가능하지. 또, 중력이 아주 큰 공간 - 아인슈타인의 말을 빌면 크게 휘어진 공간에서는 일반상대성이론이 필요하단다. 이렇게 보면 뉴턴의 만유인력법칙보다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오컴의 면도날 원리에 더욱 충실하다고 할 수 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반상대성이론이 나온 지 10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학교에서는 뉴턴의 만유인력법칙을 가르치고 있지. 상식적으로 생각하기에는 새로운 물리법칙이 나왔으니까, 이전의 법칙은 틀렸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꼭 그런 것 만은 아니란다.

과학이라는 학문이 자연 현상으로 부터 법칙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본다면, 뉴턴의 만유인력법칙도 크게 틀린 것은 아니란다. 중력이 아주 큰 공간(아주 크게 휘어진 공간)을 제외하면, 뉴턴의 만유인력법칙으로도 충분히 자연 현상을 설명할 수 때문이지.

우리가 사는 우주는 전체로 보면 많이 휘어져 있지만, 일부만 보면 휘어진 정도가 아주 작지. 예를 들어 지구 표면을 달에서 보면 공처럼 생겼지만, 우리가 사는 곳에서 보면 휘어진 것을 전혀 알 수 없지. 이와 같이 휘어진 정도가 아주 작아 유클리드 공간과 거의 유사한 공간을 유사-유클리드 공간(pseudo-euclid space) 이라고 부른단다. 그리고 이런 유사-유클리드 공간에서는 뉴턴의 만유인력법칙을 적용해도 충분하단다.


[그림] 휘어진 2차원 곡면에서 아주 작은 부분을 크게 확대하면, 평면과 거의 같은 모습을 가지고 있지. 이와 같이 실제로는 휘어져 있지만 평면과 유사한 곡면을 유사-유클리드 공간이라고 한단다. 우리는 이와 같은 유사-유클리드 공간에 살고 있단다.

예를 들어 지구 위에서 포탄의 궤적을 계산하거나 달이 지구 둘레를 도는 주기를 계산하는 데에는 뉴턴의 공식으로도 거의 완벽한 계산을 할 수 있단다. 아폴로 우주선이 달에 가는 데도 뉴턴의 공식만으로 충분했고, 최근에 화성이나 태양계 바깥으로 보내는 무인 탐사선의 궤도 계산에도 뉴턴의 공식만 사용했단다. 쉽고 간단한 뉴턴의 만유인력법칙을 두고, 굳이 복잡한 일반상대성이론을 사용할 필요가 없지.

비유를 하자면, 123에 45을 곱하려면 계산기 정도만 있어도 정확한 답을 얻을 수 있는데, 굳이 컴퓨터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지. 결론적으로,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보다는 뉴턴의 만유인력법칙이 쓸모가 많다는 것이지.

PS) 만유인력법칙과 일반상대성이론의 차이점이 하나 더 있단다. 뉴턴은 중력의 영향이 순간적으로 주변에 미친다고 한 반면, 아인슈타인은 중력의 영향이 빛(전자기파)의 속도로 퍼져 나간다고 주장하였단다.

또, 전자가 운동하면 전자기파(electromagnetic wave)가 주위로 방출되는 것처럼, 질량을 가진 물체가 운동하면 주위에 중력파(gravitational wave)가 방출된다고 말했단다. 흡사 잔잔한 수면 위를 막대로 때리면 물결이 퍼져 나가듯이, 공간에서 물체가 운동하면 공간의 휘어짐(중력파)이 퍼져나간다고 할 수 있지. 하지만 휘어지는 변화량이 너무나 작아 실험으로 포착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단다.

그럼 변화량이 감지될 정도로 큰 질량을 가지면서 빠르게 운동하는 물체가 우주에 있을까?
1993년에 미국 프린스턴 대학(아인슈타인이 교수로 있었던 대학이란다)의 테일러(Taylor, 1941년~)와 그의 제자 헐스(Hulse, 1950년~)는 중성자별 쌍에서 중력파가 나온다고 주장하여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하였단다.


[사진] 2개의 별이 쌍을 이루고 있는 쌍성(binary star). 우주에 있는 별들을 망원경으로 보면 절반 이상이 이와 같은 쌍성이란다.

중성자별 쌍은 질량이 큰 중성자별 2개가 서로 마주 보면 빠르게 도는데, 테일러와 헐스가 발견한 중성자별 쌍은 초속 약 300km의 엄청난 속도로 약 8시간마다 서로 공전하는 2개의 별이란다. 이 2개의 별이 방출하는 중력파는 에너지를 빼앗아 달아나기 때문에 두 별이 점점 접근하여 공전주기가 빨라진단다. 테일러와 헐스는 공전 주기가 매년 약 1만분의 1초씩 짧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는데, 이는 일반상대성이론으로 계산한 이론의 결과와 완전히 일치했단다.


[그림] 서로 공전하는 2개의 별에 의해 생성된 중력파를 도식화한 모습

하지만, 이것은 중력파의 존재에 대한 간접적인 증거일 뿐이란다.

중력파를 직접 측정한 것은 이로부터 21년이 지난 2014년이란다. 아인슈타인이 중력파를 예견한지 98년 만이지. 미국 하버드 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센터는 남극에 설치한 바이셉2(BICEP2)라는 관측 장비로 중력파를 찾아내었느데, 연구자들은 빅뱅 직후 찰나의 순간에 큰 중력파가 생겼으며, 그 흔적이 우주 배경 복사에 남아 있다고 보고, 우주 전체에 가득한 우주 마이크로웨이브 배경 복사의 편광을 분석해 중력파의 패턴을 찾아내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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